슬슬 조심하자 -겨울철 골절
본격적인 겨울 추위로 관절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 기온이 내려가니 우선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혈액순환이 안되니 자연스럽게 근육이 위축되고 경직된다. 관절이 유연하고 부드러워야 쉽게 다치지 않는데, 이렇게 근육이 경직되니 조금만 넘어져도 크게 다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노면 자체가 항상 얼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조금만 부주의해도 넘어져 다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넘어지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특정 부위가 다소 아프더라도 파스를 붙이거나 진통제를 바르거나 해서 며칠 지나 괜찮아지면 그냥 잊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습관은 위험천만이다. 일시적으로는 괜찮은 듯 해도 방치할 경우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골절로 인한 손상이다.
인천 힘찬병원 정형외과 이광원 부장은 “겨울철 넘어져 다쳤을 때는 별다른 외상이나 큰 통증이 없어도 반드시 병원에 와서 검사와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면서 “특히 한창 뼈가 성장하는 어린 아이는 심각한 성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노인들의 경우는 골절이 잘 회복되지 않으면 거동이 불편해져 피부괴사, 심장질환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정확히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대별 골절 질환 – 이래서 위험해요
소아 골절 : 15~30% 성장판 손상 – 성장장애 일으킬 수도
어린이들은 놀다가 넘어지고 떨어져 ‘팔과 다리 골절’을 특히 많이 입는다. 그런데 어른과 달리 어린이들의 팔, 다리 등의 관절 부위에는 뼈를 자라게 하는 성장판이 있다. 어린이의 뼈는 가늘고 신축성이 있고, 골막이 두꺼워 외상에 의한 성장판 손상이 많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성장판을 다치면 일시적으로는 뼈가 잘 붙은 것 같아 보이나 장시간 관찰할 경우 특정부위의 뼈 길이가 짧아져 전체적인 길이가 짧아지거나 혹은 관절이 한쪽으로 휘어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혹은 뼈 한가운데가 부러져 성장판 손상이 없는 경우라도 다친 부위를 회복시키느라 혈행이 급속히 증가해 오히려 뼈가 길게 자라는 과성장 등의 성장판 손상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아골절 중 15~30%가 성장판 손상을 일으키고, 이 중 1~10%가 성장판 손상 후유증으로 성장장애, 사지기형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성장판 손상 자체를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연골로 된 성장판 부분은 단순 방사선(X-ray)에서 나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어린 아이들과는 의사소통이 어려워, 손상경위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성장판 손상 후유증’ 발생을 확진하기 까지는 짧게는 2~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도 소요된다. 초기에 치료를 받았다고, 한 두 번 치료를 받고 괜찮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성장판 손상 및 후유증 발병 확인이 어려워 성장장애로 인한 사지기형 등이 초래될 수 있다. 성장판 손상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완치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를 받고 괜찮아졌어도 3~6개월 단위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집에서는 엄마가 각별히 아이의 행동을 잘 살펴보고 이상이 없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다친 관절 부위가 한쪽으로 휘어지거나, 관절부위에 단단한 멍울이 만져지거나 한다면 성장판 손상으로 인해 후유증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허리띠 라인 한쪽이 내려가 보이거나 말 못하는 아기가 뒤꿈치를 들고 걷는다던가, 신발 안쪽이나 바깥쪽만 유달리 잘 닳는 것 같다면 이 또한 이미 사지기형 등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노인 골절: 상당수 엉덩이골절, 척추압박골절 – 합병증 많아 사망까지
나이가 들어갈수록 균형감각이나 사고 위험에 대처할 능력이 떨어져서 골절상을 입기 쉽다. 특히 골밀도가 낮아져 뼈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가벼운 엉덩방아나 길에서 미끄러지는 등의 작은 충격에도 척추나 엉덩이 쪽이 다치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노인들은 낙상의 위험상황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방향에 따라 엉덩이 관절 부위와 척추에서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엉덩이(고관절) 골절’과 ‘척추압박골절’이 노년층에 유독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도 많은 노인들이 “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하는 식으로 적당히 아픈 것을 그냥 두거나, 골절을 자각하지 못해 그냥 방치하거나, 가벼운 외상으로만 취급하고 찜질이나 침만 맞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엉덩이골절이나 척추압박골절의 경우 다른 부위 골절과 달리 움직일 수가 없어 누워 지내는 기간이 증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심폐 및 방광 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욕창이나 혈전증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상당수가 골다공증이 있는데,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움직임이 없으면 골다공증이 급격히 악화돼 뼈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또 다른 골절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 정신적으로도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기도 한다. 엉덩이 골절을 방치할 경우 합병증으로 1년 내 사망할 확률이 20%정도 라고 알려져 있을 정도다. 척추압박골절 역시 사실을 모르고 방치해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척추를 원상태로 복원하기 어려워 질 뿐 아니라 척추 변형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령자가 골절을 입었을 때는 조기에 올바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은 골다공증이 심하게 진행된 상태라, 뼈를 튼튼히 고정 해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나사못으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거나, 골 이식술 등을 실시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골절과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과도한 힘을 요하는 운동은 삼가지만 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체중을 부하해 자극을 주는 운동을 해야 한다. 산책, 무리하지 않는 가벼운 조깅, 천천히 하는 하이킹 등이 좋다. 이런 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골다공증이 예방되고 몸의 움직임도 좋아지기 때문에 골절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성인 골절 : 스포츠 인한 손목, 발목 골절 많아
소아와 노인 골절이 생활에서의 부주의로 생기는 생활 골절인 반면, 활동량이 많은 성인 골절의 경우 대부분 스포츠를 하다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추운 겨울 야외에서 하는 스키, 등산, 골프 등 겨울스포츠를 하다가 일어나는 충돌, 낙상, 사고 등에 의해 뼈에 큰 충격이 가해져 생기는 골절이 많다. 가장 흔한 것이 ‘발목골절’이다. 발은 외형상 우리 인체에서 작은 부분인 것 같으나 발목을 이루고 있는 뼈의 개수가 양쪽을 합쳐 52개나 될 정도로 상당하다. 이는 뼈로만 쳤을 경우 우리 신체 골격의 25%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병원에 가면 뼈에 금만 갔거나, 부러진 뼈가 어긋나지 않은 경우에는 석고 고정 등과 같은 보존적인 치료를 한다. 그러나 만약 발목 뼈가 25~30% 이상 부러진 경우에는 나사를 통해 뼈를 고정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스키와 달리 팔을 지지해주는 폴이 없는 스노보드를 타거나 넘어질 때는 땅을 잘못 짚어서 손목 부분의 뼈인 요골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는 ‘손목골절’도 많이 발생한다. 손목골절은 전체 골절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흔한 골절이다. 손을 짚고 넘어질 때는 일반적으로 체중의 2~10배 정도 힘이 손목에 가해진다. 치료는 대개 의사의 손이나 기구 등을 이용해 골절 부위를 잡아당겨 골절을 원상태로 회복시킨 후에 이를 유지하기 위해 석고 고정을 시행하게 된다. 특히 젊은 사람의 경우 정확하게 관절 면을 맞춰 주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기간 동안에는 지속적으로 손가락 운동을 하도록 해 장기간의 석고 고정 치료로 인해 손가락이 굳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과 발목은 특히 많이 사용하는 부분이고, 구조가 복잡하고 정교해 부상이 발생하기 쉬우면서도 치료가 어렵다. 기능이 복잡하기 때문에 조기에 빠르게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하지 않고 오래 둘 경우에 골절된 부위에 염증이 생겨 골절 부위가 많이 부어오르게 돼 불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많이 부어 오른 경우에는 수술이나 치료가 아예 불가능할 수 있어 되도록 부어오르기 전,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외형상으로도 손목골절을 방치할 때는 손이 제대로 펴지지 않아 포크모양으로 변하거나, 발목 역시 모양이 바뀌어 대인기피와 같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